서론
부갑상선 선종(parathyroid adenoma)은 부갑상선에서 발생하는 양성 종양으로, 원발성 부갑상선 기능항진증(primary hyperparathyroidism)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하부갑상선(inferior parathyroid)에서 주로 발생하며 대부분 단일성 종양으로 발견된다.1) 부갑상선 선종에서 부갑상선호르몬(parathyroid hormone, PTH)이 과다하게 생성되면 체내에 고칼슘혈증(hypercalcemia)을 유발하여 전신 쇠약, 피로, 뼈 통증 및 신장 결석과 같은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원발성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주로 혈액 검사를 통해 진단하며, 부갑상선 선종이 의심되어 수술이 필요한 경우 수술 전 부갑상선 병변에 대한 국소화(localization) 진단이 필요하다.2) 국소화 진단은 수술 시간을 줄이고 수술 실패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갑상선 수술 과거력이 있거나, 부갑상선 병변에 대한 재수술인 경우에는 수술 중에 병변의 위치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검사이다. 수술 중에 흔히 시행되는 검사로는 수술 중 동결절편검사로 부갑상선 선종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과 수술 중 PTH를 감시하는 방법(intraoperative parathyroid hormone monitoring, IOPTH)이 있다. IOPTH를 시행할 경우 일반적으로 수술 전, 부갑상선 제거 직전, 부갑상선 제거 1-20분 후에 혈중 PTH를 측정하여 수술 후에 50% 이상 수치가 감소하였을 경우 수술 종료할 것을 권고한다.3)
저자의 경우 현재 근무하는 병원에서 시행한 첫 부갑상선 수술 당시, 진단검사의학과의 사정 상 IOPTH를 시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10년 갑상선 전절제술을 시행받은 좌측 하부갑상선 선종 환자에 대해 첫 수술 시 선종 제거에 실패하였고, 2차 수술 시 수술 중 초음파 검사와 IOPTH를 사용하여 선종을 제거에 성공한 경험이 있어 해당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2012년에 갑상선암 진단 하에 양측갑상선절제술 및 중심경부림프절절제술을 시행 받은 65세 환자가 좌측 하부갑상선선종 의심 하에 본과에 협진 의뢰되었다. 2012년 당시 좌측 갑상선에 7mm 의 유두암 소견이 확인되었고 림프절 전이는 없었다. 수술 1년 후부터 좌측 갑상선 수술 부위에 3mm 가량의 저에코성 종물이 확인되었으나 크기 변화는 없어 수 년간 경과 관찰을 하였다. 수술 후 10년째에 해당 종물이 9mm 가량으로 크기가 증가하였고 암 재발 확인을 위해 초음파 유도하 세침흡인검사를 시행하였고 부갑상선 증식이 의심된다는 결과가 나왔다(Fig. 1). 혈액 검사에서는 갑상선글로불린(thyroglobulin Ag) 수치가 0.1 미만이며, PTH는 71 pg/mL 로 상승 소견을 보였다. 혈청 칼슘 수치는 9.0mg/dL 였으며, 환자가 호소하는 특이 증상은 없었다. 병변 국소화를 위해 99mTc MIBI 스캔을 시행하였고, 좌측 하부갑상선 주변에 uptake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2).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좌측 하부갑상선 선종에 의한 일차성 부갑상선 호르몬 항진증으로 의심하였고, 좌측 부갑상선 절제술을 계획하였다.
본원의 경우 부갑상선 수술 건수가 거의 없어 IOPTH가 세팅이 되어 있지 않은상태였다. 수술 전 초음파 검사에서 피대근 아래측, 경동맥 내측에서 쉽게 종양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IOPTH 없이 최소침습 부갑상선 절제술(minimally invasive parathyroidectomy, MIP)을 진행하기로 계획하였다. 기존 수술 절개선을 따라 피부 절개를 한 후 피대근을 견인하였고 기존 수술 부위 주변에서 하부갑상선으로 의심되는 병변이 쉽게 노출되었다. 하지만 해당 병변은 증식증을 동반하지 않은 정상 부갑상선으로 보였다. 의심 병변을 절제하여 동결절편검사를 시행하였으나 일반 부갑상선 조직으로 확인되었다. 주변을 추가로 탐색하였으나 선종으로 의심되는 종양이 관찰되지 않아 주변 림프 조직을 충분히 포함하여 절제한 후 수술을 종료하였다.
수술 전날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PTH 는 95 pg/mL 였고 수술 후에는 106 pg/mL 으로 PTH 감소가 없어 수술 실패로 간주하고 환자에게 재수술이 필요함을 설명하였다. 수술 실패 후 진단검사의학과에 IOPTH 세팅을 요청하였고, 수술 2일 뒤 오후에 검사가 가능하게 되어 재수술을 진행하였다.
수술 중 실시간 위치 확인을 위해 수술방에 초음파를 준비하여 수술 직전 부갑상선 선종의 위치를 확인하여 피부에 표시를 하였다. 수술 당시 기존 수술 부위보다 위쪽에 위치한 상부갑상선 주변을 탐색하였으나 여전히 종양으로 보이는 구조물은 쉽게 관찰되지 않았다. 초음파를 재차 확인하여 종양의 위치를 확인한 결과 하인두 수축근(inferior constrictor muscle)의 내측 깊숙한 곳에서 종물이 관찰되었고, 종양을 제거한 후 초음파 검사를 통해 부갑상선 선종으로 의심되었던 병변이 제거된 것을 확인하였다. 동결절편검사에서도 부갑상선 선종으로 보고되었다. 선종을 제거한 후 10분 뒤에 혈액검사를 통해 PTH를 확인하였고 37pg/mL 로 수술 전 수치에 비해 60% 정도 감소한 것을 확인하였다. 이후 배액관 없이 피부를 봉합한 후에 수술을 종료하였다. 환자는 합병증 없이 수술 후 2일 째에 퇴원하였다. 최종 조직 검사에서도 부갑상선 선종으로 확인되었고, 수술 후 3년 째까지 특이 소견 없이 추적관찰 중이다.
고찰
원발성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의 발병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양상으로 원발성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치료인 부갑상선 절제술의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4개의 부갑상선을 모두 확인하는 양측 경부 탐색술 (bilateral neck exploration)이 표준 치료로 적용되었다. 하지만, 영상 기술의 발달과 90년대 초반에 IOPTH 개념이 도입되면서 최근에는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술 방식인 MIP가 흔하게 치료에 적용되고 있다.4)
부갑상선 병변을 국소화하는 방법으로는 수술 전에 99mTc MIBI 스캔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수술 중에 사용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은 수술 중 초음파검사(intraoperative ultrasonography), Methylene blue 염색법, 소변 adenosine monophosphate 측정, IOPTH, 감마선 탐침(gamma probe) 등이 있다. 감마선 탐침을 이용한 검사 방법은 정확도는 높지만,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며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IOPTH 검사 방법은 정상 부갑상선을 최대한 보존하며 부갑상선 선종만을 제거하기가 용이하고, 의심 병변을 제거한 후에 검사 수치가 감소하지 않았을 경우 추가적으로 다른 부갑상선을 탐색하여 수술의 오류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내분비외과학회(American Association of Endocrine Surgeons, AAES)와 유럽내분비외과학회(European Society of Endocrine Surgeon, ESES)에서는 수술 중 IOPTH 를 이용한 MIP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5,6) IOPTH를 이용할 경우 수술 중에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으나, 최근의 한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IOPTH 를 사용한 그룹에서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20분 가량 수술 시간이 긴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7)
본 증례의 경우 저자의 5번째 부갑상선 선종 절제술이었으며, 갑상선절제술을 시행 받은 과거력이 있는 환자에서는 첫 수술이었다. 병원의 사정 상 첫 수술 시IOPTH 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수술 전 99mTc MIBI 스캔에서 왼쪽 하부갑상선에서 명확한 uptake가 관찰되었으며 영상의학과에서 시행한 초음파 소견 상 종양이 쉽게 확인되었기 때문에 수술 진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예상했던 위치에 선종이 발견되지 않았고, 수술 전99mTc MIBI 스캔에서 하부갑상선 병변이라고 나온 결과를 의심하지 않고 수술을 종료한 것이 문제였다. 상기 환자의 경우 갑상선 수술을 시행 받은 과거력이 있었기에 수술 전 초음파 검사상 너무나 명백하게 보였던 종양이 하인두 수축근에 유착이 되어 상당히 내측으로 들어가 있어 실제 수술 시에 찾기가 쉽지 않았다. 재수술 당시 저자는 전신마취 후 피부 절개를 하기 전 초음파를 이용하여 병변의 위치를 확인한 다음 피부에 병변의 위치를 표시하였고, 피부 절개 후에는 의심 병변을 찾은 다음 수술 기구의 끝을 병변에 위치한 후에 피부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상태로 의심 병변이 실제 초음파에서 보였던 병변이 맞는지 확인을 하였다. 의심 병변을 제거한 다음에는 다시 피부에서 초음파를 이용하여 기존에 보였던 병변이 잘 제거되었는지 체크를 하였다. 본 증례의 경우 수술 중에 초음파 검사를 이용하지 않았다면 병변을 찾는데 훨씬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으로 생각될 만큼 예상과는 다른 위치에 병변이 위치하고 있었다. 저자는 본 증례 이후 수술 중 실시간으로 초음파를 이용한 위치 탐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저자가 사용한 방식은 수술 중에 실시간으로 병변을 탐색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Choi 등이 보고한 근적외선 자가형광(Intraoperative near-infrared autofluoresence)을 이용한 부갑상선 국소화 영상기술은 추가적인 조영제 주입없이 실시간으로 부갑상선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8) 하지만 해당 기술은 특수한 영상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해당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병원은 많지가 않는 실정이다. 저자가 제안한 방식은 근적외선 영상기술보다 정확도 면에서는 떨어질 수 있으나 기존에 있는 초음파 장비를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rdemir등은 IOPTH 없이 수술 전 99mTc MIBI 스캔과 수술 중 초음파만으로 성공적인 MIP 를 시행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9) 수술 중 집도의가 시행한 초음파 검사의 경우 선종의 위치 확인에 대한 양성 예측도(positive predictive value)가 94.73% 였으나 수술 전 99mTc MIBI 스캔의 경우 89.23% 였다. 수술 전 99mTc MIBI 스캔에서 확인된 위치와 수술 중에 실시간 초음파를 이용한 국소화 검사에서 확인된 위치가 다른 경우들도 보고된 바 있기에 수술 전 검사를 바탕으로 수술 중에 집도의가 직접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정확하고 실패 없는 수술을 위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수술 중에 집도의가 초음파를 시행하면 해당 병변을 수술 직전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에 필요한 적절한 절개선을 도안할 수 있으며, 병변에 접근하기 위한 최적의 경로를 수술 전에 판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수술 전에 해당 병변에 methylene blue 를 직접 주입하고 수술 중에 착색된 병변을 찾아 내는 수술 방법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10) 안전하고 편리한 방법이긴 하나, 대부분의 경우 methylene blue 를 수술의가 직접 주입하기 보다는 영상의학과 의뢰하여 주입하는 경우가 많아 번거로움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병원의 검사 및 장비 현황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의 경우처럼 부갑상선 수술 경험이 많지 않은 초심자의 경우 수술 실패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기존의 영상학적 검사 결과들을 바탕으로 수술 부위를 판단하되 집도의가 직접 수술 전과 수술 중에 초음파로 병변을 확인하는 것이 수술 성공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병원의 사정 상IOPTH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부갑상선 수술 시 수술 중 초음파를 사용하는 것이 수술 실패를 막는데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