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몰입성 하마종(plunging ranula)은 전체 하마종의 약 1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가성낭종(pseudocyst)으로서 설하선(sublingual gland)에서 유출된 타액이 악설골근(mylohyoid muscle)을 지나 경부의 악하공간까지 침범되어 발생한다. 환자가 구강 내 특이병변 없이 경부 종물만을 주소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어렵고 림프관종, 새열낭종, 갑상설관낭종 등과 같은 기타 낭종성 질환과 감별이 필요하다.1) 45%에서 구강 내 부종이 선행되고 34%는 구강과 경부 병변이 동시에, 21%는 설하선에서 기원한 낭종이 악설골근의 결손 부위를 통해 돌출되면서 경부 종물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경우 경부 종물은 대부분 악하공간에 위치하나 경우에 따라 양쪽 경부, 턱끝밑(submental), 후인두, 쇄골위 등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2)
흡인, 조대술, 경화 요법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제시되었으나 현재로서는 설하선의 완전 절제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로 알려져 있다.3,4) 수술시 설하선을 제거한 후에도 악하공간에 가성낭종이 배액되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 낭종을 배액해주지 않으면 수술 후에도 경부 종물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고 수술 전 경부 종물이 림프관종, 유피낭종 등과 감별되지 않았을 때는 배액을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이 때 낭종 배액을 위해 구강을 통해 맹목(blind)으로 접근하는 것은 인접한 주요 구조물에 손상을 가할 수 있어 술자에게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 저자들은 설하선 절제 후에도 배액되지 않았던 몰입성 하마종을 수술 중 초음파를 이용하여 주요 구조물의 손상없이 경구강으로 배액하여 치료하였기에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37세 남자가 우측 턱 밑의 종물에 대해 타병원에서 몰입성 하마종으로 진단받고 에탄올 주입술을 통한 경화요법을 4회 시행받았으나 종물 크기에 큰 변화가 없어 본원 이비인후과로 의뢰되었다. 음주 및 흡연은 하지 않았으며 과거력상 고혈압, 당뇨 등은 없었고 및 가족력에서도 특이병력은 없었다. 신체 검사에서 우측 턱 밑에 약 5x2 cm 크기의 부드럽고 가동성 있는 종물이 촉지되었고 경부를 통해 세침 흡인하였을 때 점도 높은 점액성 액체가 배액 되었다. 또한 경부 전산화 단층촬영에서 우측 악하공간에 조영증강 되지 않는 저음영의 종물이 우측 설하선으로 연결되는 소견이 관찰되어 몰입성 하마종 진단 하 수술적 치료로 경구강 접근법을 통한 우측 설하선 절제술을 계획하였다(Fig. 1). 수술 중 설신경(lingual nerve), 악하선관(Wharton’s duct) 등 주요 구조물 손상없이 설하선을 제거하였으나, 악하공간에 가성낭종으로 추정되는 병변이 배액되지 않아 경부 종물이 지속되는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2). 이는 환자가 수술 전 수차례 경화요법을 시행 받아 병변 주변 조직의 섬유화 등 구조적 변화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었고 림프관종 등 다른 질환과 감별을 통한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해 낭성 종물을 배액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이전 경화치료로 인해 구강저의 근육이 주변 구조물과 유착되어 있고 외래에서 경피적으로 흡인을 시행하였을 때 낭성 내용물의 점도가 높아 충분히 배액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여 경구강 배액을 시도하였으나 낭성 종물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악하공간 아래로 더 하강되어 있어 맹목으로 병변을 배액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되었다. 이에 수술 중 초음파를 이용하기로 결정하였고, 환자의 하악부위에서 초음파로 병변의 경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보조자의 도움으로 초음파 탐촉자(probe)를 고정한 상태에서 술자는 초음파 영상을 통해 병변의 위치를 확인하며 경구강으로 지혈겸자(hemostat) 및 박리기를 삽입하여 구강 내 주요 구조물의 손상에 주의하며 낭종성 병변까지 접근하였다. 이후 지혈겸자로 낭성병변의 벽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개방 및 배액하였다(Fig. 3). 구강 내로 점성의 액체가 배출되었고 초음파로 낭종이 대부분 소실 되었음을 확인하였다. 항생제가 섞인 생리식염수로 수술부위를 충분히 세척하고 구강 내 절개부위는 4-0 vicryl로 봉합한 후 수술을 마쳤다. 이후 환자는 특이소견 없이 이틀 뒤 퇴원하였으며 수술 후 3개월 째 외래에서 시행한 초음파 검사상 재발소견 없이 경과관찰 중이다.
고찰
몰입성 하마종의 진단은 임상 병력, 이학적 검사, 영상의학적 검사를 종합하여 판단하는데, 구강내 이상소견이 동반되거나 동반되지 않은 경부의 무통성의 파동성 종괴가 있고 컴퓨터 단층 촬영에서 설하부에 조영증강 되지 않는 저음영의 낭성 종물이 있거나 해당 병변이 악하부 또는 부인두 공간까지 연결되어 있을 때 의심할 수 있다. 특히 낭성 종물이 설하선으로 꼬리모양으로 연결되는 “tail sign”은 몰입성 하마종의 특징적인 소견이다.5,6) 초음파 소견으로는 낭종성 병변이 악설골근의 결손 소견과 함께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으며, 또한 낭종 내 점액을 세침검사 하였을 때 점액성의 액체가 확인되며 생화학적으로 amylase 성분이 많은 것 또한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7,8) 본 증례에서도 컴퓨터 단층 촬영 소견상 “tail sign”이 관찰되었고 수술 전 낭성 종물에서 점도 높은 점액이 흡인되었기에 몰입성 하마종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하마종에 대한 치료로 흡인술, 조대술, 경화요법, 낭종 절제술, 낭종 및 설하선 절제술 등 여러가지가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몰입성 하마종에 대해 배농술은 재발률이 70%, 조대술은 53%, 단순 낭종 절제술은 85% 로 높게 보고 되고 있고, 설하선 절제술 또는 설하선 및 낭종 동시 절제술은 재발률이 0~3.8%로 낮게 보고되고 있다.3,9-11) Choi 등은 설하선의 절제와 함께 낭종을 흡입기로 흡입해주는 것이 에탄올 경화요법보다 효과적이고 재발률이 낮다고 보고하기도 하였다.12) 본 증례의 환자 또한 타병원에서 에탄올 경화치료를 4회 시행 받았으나 재발한 경우였다.
설하선은 해부학적으로 구강저, 하악, 악설골근과 복잡하게 얽혀 위치하고 있고 악하선관, 설신경, 설하신경의 분지, 혀의 외인성 근육, 설하 동맥 및 정맥 등 여러 주요 구조물들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설하선 절제술을 시행할 때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13) 설신경 및 악하선관의 손상, 혈종, 혀 움직임의 장애, 미용적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설하선과 낭종을 함께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할 때 합병증 발생률이 경구강법이 4%, 경구강-경부 복합 접근법이 37% 였다는 보고가 있다.14) 그러나 몰입성 하마종에서의 낭종은 점액이 관외 유출되어 생긴 피막이 없는 가성낭종이기 때문에 완전절제 대신 구강저에 절개를 가해 배액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재발없이 치료가 가능하다고도 알려져 있다.15) 이번 증례는 설하선을 절제하였으나 악하공간에 낭종이 남아 있었고, 환자가 수술 전 경부 종물에 대해 증상이 즉각적으로 소실되기를 원했다는 점, 이전 수차례의 경화치료로 인해 주변 조직의 섬유화가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점, 림프관종이나 유피낭종과 같은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배액술을 함께 시행하기로 결정한 경우였다. 배액술은 환자의 하악부위에서 초음파로 병변의 경계 및 주요 구조물의 위치를 확인하며 경구강으로 배액하여 합병증 없이 안전하게 수술을 시행할 수 있었다.
몰입성 하마종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에 대해 경구강 접근법을 통한 설하선 절제술 및 낭종 배액술을 주로 시행하고 있는데, 환자에 따라 구강저를 통해 낭종으로 접근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 수술 중 초음파를 이용하여 주요 구조물의 손상없이 쉽고 안전하게 하마종의 낭종을 배액하여 치료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