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IgG4 연관 질환(Immunoglobulin G4-related disease, IgG4-related disease)은 면역 매개의 염증성 질환으로 림프구(lymphocyte)와 형질세포(plasma cell)의 침윤, 나선형 섬유화(storiform fibrosis), 폐쇄성 정맥염(obliterans phlebitis), 혈청 IgG4 수치의 증가가 나타나는 질병이다.1) IgG4 연관 질환은 전신에서 발생하며, 두경부에서는 침샘, 부비동, 인두, 갑상선 등에서 발생할 수 있다.2) 이러한 특성으로, IgG4 연관 질환은 두경부의 다른 종양성 질환들과 임상적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다. 정확한 가이드라인은 정립되어 있지 않으나 치료는 스테로이드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본 저자들은 증상과 영상검사에서 경동맥소체종양(carotid body tumor)으로 오인된 IgG4 연관 질환 1례를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례
48세 남자 환자가 3주 간의 목소리 변화로 본원 내원하였다. 물 섭취시 흡인(aspiration)을 보였고, 혀와 구개의 움직임은 정상이었으나 후두경검사에서 좌측 성대 마비(Fig. 1A, 1B), 공기역학적 검사에서 최대연장발성시간 8.6초, Multiple Dimensional Voice Program (MDVP)에서 소음 대 배음비율 0.11, 단구간 주파수 변동률(jitter) 1.6%, 단구간 진폭 변동률(shimmer) 6.6%를 보였다.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에서 좌측 경동맥 공간(carotid space)에 조영 증강되는 약 2.5×2.0×1.2 cm의 불규칙한 경계를 가진 종괴가 관찰되었고(Fig. 1C),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에서도 T1 강조영상에서 등신호강도(iso-signal intensity)를 보이는 병변이 관찰되었다(Fig. 1D). 수술 전 풍선폐쇄검사(balloon occlusion test)에서 특이소견 보이지 않았고, 영양 동맥(feeding artery)은 관찰되지 않아 색전술(embolization)은 시행하지 않았다. 수술 중 육안으로 경동맥분기(carotid bifurcation) 부위에 경계가 불분명한 백색의 단단한 종괴가 관찰되었고 경동맥의 주변조직과 유착되어 있었으며, 미주신경과 쉽게 분리되지 않는 상태로 성대마비의 원인으로 생각되었다. 이에 경동맥과 연부조직 및 일부 미주신경을 포함하여 종괴를 일괴로 절제하였다(Fig. 2A). 결손부위에는 고어텍스(Gore-Tex)로 우회로조성술(bypass graft)을 시행하였다(Fig. 2B). 절제된 검체의 총경동맥 부위는 long single tie, 내경동맥 부위는 long double tie, 외경동맥 부위는 short tie로 표시하였으며, 크기는 약 5.7 × 4.5 × 1.5 cm로 측정되었다(Fig. 2C). 병리조직학적 소견 상 경동맥을 에워싸는 고밀도로 경화된 염증성 병변이 관찰되었고, 고배율 시야에서 불규칙한 소용돌이 배열의 교원질 사이에 림프구와 현저한 형질세포의 침윤이 확인되었다(Fig. 2D, 2E). 면역조직화학염색 상 IgG4에 양성인 형질세포가 고배율 시야 당 50개 이상 관찰되었고(Fig. 2F), IgG4양성/IgG양성 형질세포 비율도 40% 이상을 보여 IgG4 연관 질환의 병리학적 소견에 합당하였다. 림프절 및 일부 연부조직에서는 특이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수술 후 시행한 neck CT에서 절제된 부위에 시행된 우회로조성술이 잘 관찰되었다(Fig. 3A, 3B). 특이 신경학적 이상소견은 관찰되지 않았으나 좌측 성대 마비는 지속적으로 관찰되었다(Fig. 3C, 3D). 이후 추적관찰 및 음성치료, 흡인 증상에 대해 우선적으로 연하재활치료 예정이었으나 타병원 진료 원하여 진행하지 못하였다.
고찰
IgG4 연관 질환은 면역 매개의 염증성 질환으로 한 연구에서 10만명당 0.28-1.08명의 발병률을 보였다.3) IgG4 연관 질환은 전신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자가면역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고,4) 침범된 장기 및 임상적 양상에 따라 pancreato-hepato-biliary disease, retroperitoneal fibrosis and/or aortitis, head and neck limited disease, classic Mikulicz syndrome with systemic involvement의 4가지 표현형으로 분류된다.5) IgG4 연관 질환 중 두경부의 연조직(soft tissue)에서 종괴로 자라나는 경우가 드물게 있었으나 본 증례처럼 경동맥을 에워싸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6,7) 더불어, 목에 만져지는 종괴보다 목소리 변화가 먼저 나타나 다른 증례와 차별되는 점을 보였다(Table 1). 이외에도 경동맥을 침범한 경우 동맥류(aneurysm)나 동맥주위염(periaortitis)이 동반된 형태로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8,9) 조직학적으로는 침범된 부위에서 IgG4 양성인 림프구와 형질세포가 다수 관찰되며, 조직 내 IgG4 양성/IgG 양성 형질세포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비율이 40% 이상인 경우 조직학적으로 의미 있게 본다. 이외에도, 나선형 섬유화, 호산구의 증가, 폐쇄성 정맥염, 혈청 IgG4 수치의 증가가 나타난다.1) 다만, 혈청과 조직의 IgG4 수치의 증가는 알레르기 질환, 사르코이드증(sarcoidosis) 등에서도 관찰될 수 있어 감별을 요한다.10) 림프절병증 소견도 흔하게 관찰되는데, 조직학적인 형태에 따라 몇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11)
Table 1
IgG4 연관 질환은 압통을 동반하지 않는 천천히 자라나는 측경부의 종괴로 나타날 수 있고, 경동맥소체종양도 비슷한 소견을 보여 서로 오인되기 쉽다. 또한, 본 증례에서 나타난 성대마비는 경동맥소체종양의 후기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고, 경동맥 주위의 종괴로 나타나는 IgG4 연관 질환은 매우 드문 반면 경동맥소체종양은 발병률이 3만명당 1명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흔하기 때문에,12) 우선적으로 경동맥소체종양으로 생각되기 쉬웠다. 그러나, 경동맥소체종양에서는 Fontaine’s sign과 함께 초음파에서 과다혈관(hypervascular)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반면 IgG4 연관질환에서는 전신적인 증상이나 두경부에 피부병변이 나타날 수 있고 다른 장기를 침범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면밀한 이학적 검사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동맥소체종양처럼 혈관분포가 많은 종양에서는 MRI에서 salt and pepper sign을 보이므로 다른 질환을 감별할 소지가 있었다.
IgG4 연관 질환의 치료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은 정립되어 있지 않지만, 활성기(active phase)에는 글루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가 관해 유도(remission induction)를 위한 일차치료이다. 경구 프레드니손(Prednisone)은 보통 0.6 mg/kg/day로 시작하며 침범된 장기가 임상적으로 상당한 반응을 보인다고 생각되는 경우 점차적으로 용량을 줄여볼 수 있다.13) 본 증례에서도 수술 없이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었으나, 경동맥소체종양이 우선적으로 의심되어 수술 전 세침흡인검사를 통한 조직학적 확인이 위험하다고 판단되었고, 흡인과 성대마비가 관찰되었기에 감압(decompression)을 위해 수술이 먼저 고려되었다.